주일에는 읽는 QT큐티. 하나님의 사군자 3.

간단설명. 우리가 온전한 무능과 온전한 의존 속에 있을 때 성령의 힘이 분명히 나타난다. - 오스왈드 챔버스

한글본문.
누가복음 2:25-32
25예루살렘에 시므온이라 하는 사람이 있으니 이 사람은 의롭고 경건하여 이스라엘의 위로를 기다리는 자라 성령이 그 위에 계시더라 26그가 주의 그리스도를 보기 전에는 죽지 아니하리라 하는 성령의 지시를 받았더니 27성령의 감동으로 성전에 들어가매 마침 부모가 율법의 관례대로 행하고자 하여 그 아기 예수를 데리고 오는지라 28시므온이 아기를 안고 하나님을 찬송하여 이르되 29주재여 이제는 말씀하신 대로 종을 평안히 놓아 주시는도다 30내 눈이 주의 구원을 보았사오니 31이는 만민 앞에 예비하신 것이요 32이방을 비추는 빛이요 주의 백성 이스라엘의 영광이니이다 하니

영어본문.
25 Now there was a man in Jeru-salem called Simeon, who was righteous and devout. He was waiting for the consolation of Israel, and the Holy Spirit was upon him. 26 It had been revealed to him by the Holy Spirit that he would not die before he had seen the Lord’s Christ. 27 Moved by the Spirit, he went into the temple courts. When the parents brought in the child Jesus to do for him what the custom of the Law required, 28 Simeon took him in his arms and praised God, saying: 29 “Sovereign Lord, as you have promised, you now dismiss your servant in peace. 30 For my eyes have seen your salvation, 31 which you have prepared in the sight of all people, 32 a light for revelation to the Gentiles and for glory to your people Israel.”

Meditation. 국菊, 서리를 견디고
따듯한 봄이 되면 개나리, 철쭉을 시작으로 각양 꽃들이 화사한 꽃망울을 터트리고, 세상은 그야말로 꽃으로 아름답게 수놓아집니다. 하지만 찬바람이 불기 시작하면 언제 그랬냐는 듯이 일제히 자신의 꽃잎을 떨쳐버리고 살아남기에 급급합니다.
그런데 이런 흐름에 초연한 꽃이 하나 있습니다. 국화입니다. 국화는 온갖 꽃들이 만발하는 봄•여름을 마다하고 서리 내리고 찬바람 매서운 늦가을에야 노란 꽃잎을 세상에 내놓습니다. 그해의 가장 마지막에 피는 꽃이지요. 서리를 두려워하지 않는다 하여 ‘오상’(傲霜)이라고도 부릅니다. 매화와 더불어 사군자의 한 자리를 차지하는 이유가 여기에 있습니다.

꽃의 자리에 한번 서 봅니다. 온갖 꽃이 자신을 뽐내는 따사로운 계절, 홀로 봉우리 꽉 다물고 서 있는 국화의 모습. 따뜻할 때 피워내라는 동료의 채근에도 아랑곳하지 않고 자신의 때를 기다리는 지조. 차가운 서릿발에 몸들 움츠리며, 그것 보라며 이젠 늦었다는 꽃들의 질타. 하지만 한결같은 꼿꼿함. 그리고 서리를 떨치고 드디어 봉우리를 여는 오상의 기상. 무엇을 기다렸을까요?

시므온이라는 사람이 있었습니다. 의롭고 경건하여 이스라엘의 위로를 기다리는 사람이었습니다. 그리스도를 보기 전에는 죽지 않을 것이라는 것으로 미루어보건대 당시 인생의 황혼기였으리라 짐작할 수 있습니다. 머리에 허연 서리가 내린 나이겠지요. 그런데 그는 꽃 피울 때를 놓친 것 같은 때에 꽃을 피웁니다. 아기 예수를 안고 하나님을 찬송하며 예수님의 앞날을 예언합니다. 경이로운 광경입니다. 예수님의 탄생 기사를 통틀어 이보다 아름다운 장면이 없습니다.

한결같이 이스라엘의 위로를 기다리는 사람. 장미처럼 화려함을 자랑하지는 않지만, 또 벚꽃처럼 흐드러지게 피워내지는 못하지만, 시므온은 황혼에 자신의 꽃망울을 터뜨리며 인생의 피날레를 장식합니다. 일상을 묵묵히 견디며 경건히 살아낼 줄 아는 영성과 서리를 떨치고 꽃잎을 피워내는 기상이 요청되는 이 시대에 큰 울림을 줍니다.

기도
“하나님, 모두가 서릿발 무서워 꽃잎 떨치고 움츠러들 때, 온몸으로 추위를 밀어 올리며 꽃잎 피워내는 오상의 믿음을 갖게 하소서.”
<young2080에서 가져왔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