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예언은 미래를 알아맞히는 것일까?
성경에서 예언의 핵심은 어느 대학에 합격하고 못하고, 이번에 승진하고 안 하고 언제 누구랑 결혼하고 안하고, 북한이 언제 몇시에 남침을 하고 안하고를 맞추는 점을 치는 행위가 아니다. 즉, 길흉화복을 점치며 재앙을 피하고 요행과 재수를 얻어내는 방식이 아니다. 성경의 예언의 내용은 섭리적인 하나님의 뜻을 밝히 알리고 하나님의 뜻을 따르게 하는데 목적이 있다. 물론 성경의 예언에는 앞일을 미리 말하는 것도 포함되지만(행 11:27-28; 계 1:1-2), 원칙적으로 하나님의 영의 지배하에 자신에게서 비롯되지 않은 내용을 인간의 말이나 행동으로 표현하는 것이다. 그리고 신약에서 예언의 핵심 내용은 주로 현재 상황을 하나님의 뜻에 비추어 밝히고 교회에 주님의 지시를 전달하며 자연인의 상태에서는 알 수 없는 죄를 책망하여 회개에 이르게 하고(고전 14:24-25) 교회의 덕을 세우고 권면하고 위로하는 것이다(고전 14:1)
물론 하나님의 사람을 통해 점을 치는 것이 구약 백성에게서 완벽하게 없었던 것은 아니다. 예를 들어 사울이 암나귀를 잃어버렸을 때 선견자 사무엘을 찾아가 은전을 주고 도움을 청한다(삼상 9:3-10). 백성 사이에 활동한 이름없는 선견자나 점쟁이들은 어느 문화나 늘 있었다. 은잔으로 점을 친 것으로 추정되는(?) 요셉의 역할에서 이를 상상할 수 있다: “이것은 내 주인(요셉)이 가지고 마시며 늘 점치는 데에 쓰는 것이 아니냐?” (창 44:5).
그러나 시간이 지나면서 예언자의 역할을 점을 치는 것과는 멀어진다. 성경에서 예언의 우선적인 뜻은 점을 치는 것, 미래를 예고하는 것이 아니다. 성경에서 예언자(선지자)로 번역된 헬라어(‘프로페테스’)이나 히브리 낱말(‘나비’)에는 앞의 일을 예고한다는 뜻이 전혀 없다.
* 예언자란?
예언자로 번역된 히브리어 “나비”의 뜻은 첫째, 자신에게서 비롯되지 않은 것을 외쳐 널리 알리는 사람, 그리고 둘째, 하나님이나 하나님의 영에 ‘징발당한’ 사람을 의미한다. 폭넓게는 이스라엘 정신세계의 대표자를 뜻하기도 했다. 구약의 예언자들은 때론 자신들이 바라는 것과 전혀 다른 메시지를 하나님의 말씀으로 전해야 했다. 그들이 다가오는 하나님의 심판을 선포한 것은 틀림없어도, 점쟁이처럼 미래의 베일을 벗겨보려고 한 것은 아니다.
구약의 예언자들은 출애굽 구원 사건을 근거로 현재의 상황을 분석하며 현재의 모습에 따라 앞으로 하나님의 구원과 심판이 나타날 것을 말한다. 그들의 메시지의 핵심은 현재에 대한 비판이다. 지금 변화하라는 요구다. 후기로 갈수록 그 내용이 매우 사회 비판적이고 신학적이다. 위선적이고 거짓된 종교현상을 비판하며 가난하고 힘없는 자를 착취하고 괴롭히지 말고 악을 버리고 돌이키고 나눔을 실천하는 언약 중심의 정의사회 구현을 자주 명령한다. 그렇다면 오늘날 예언자의 메시지는 어때야 할까?
* 신약의 예언자는 구약의 예언자와 같을까?
예언자에 대한 가장 큰 오해는 신약의 예언자를 구약의 예언자와 같이 여기기 때문이다. 성경이 된 구약 예언자들의 예언들은 무오하며 절대적 권위를 가졌다. 이 권위는 신약의 예언자들이 아니라 정경의 전통과 연관된 사도들이 계승한다. 구약의 예언자들은 마치 하나님처럼 말한다. 그러나 “나 여호와가 말하노라”의 방식은 신약의 예언자에게는 절대로 허락되지 않는다.
* 구약의 예언과 신약의 예언은 같은 권위를 지니지 않는다.
신약의 은사적 예언은 절대적 권위를 지니지 않고 신약에서 은사적 예언의 내용은 분별하여야 한다(고전 14:29). 신약의 예언은 종종 중대한 결정을 함에서 도움이 되는 참조사항이지 절대로 순종해야 할 하나님의 말씀은 아니다. 예를 들어 여러 그리스도 예언자들이 “성령의 감동으로 바울더러 예루살렘에 들어가지 말라 “하였지만, 바울은 고난에도 예루살렘으로 들어간다(행 21:4 이하). 예언의 은사는 소중하지만 중대한 결정에 있어 절대적인 권위를 가지지 않는다.
예언과 설교는 같은 것인가?
어떤 이는 오늘날 성경이 유일한 예언이고 설교가 예언의 사역이라고 말한다. 그러나 성령의 은사로서 예언은 성경의 가르침과 영감 받은 설교와는 다르다(고전 12-14). 설교와 가르침은 하나님의 말씀을 연구하고 설명하는 것으로 시작하지만, 예언은 전혀 자신에서 우러나지 않은 것을 하나님께서 알려 주시는 직관적인 내용으로부터 출발하기 때문이다.
신약의 예언은 영적인 은사 중의 하나다. 신약에서는 그리스도인이라면 성령의 내주 하심이 있기에 누구나 예언의 체험을 할 수는 있다. 그러나 그 체험이 있다고 누구나 예언자가 되는 것은 아니다. 은사자가 되는 것과 특정한 기회에 은사체험을 하는 것은 다르다. 예언자는 사역차원에서 주기적으로 자기에게 하나님이 계시하신 바를 선포하는 사람이다(고전 14:26-32). 그리고 예언자가 되기 위해서는 수 많은 검증을 거쳐야 한다. 그가 기독교보살이나 쪽집게 점쟁이가 아니라 진짜 하나님의 목소리를 전하는 의식있는 영의 사람인지 말이다.
계속하여…
<이민규 교수님의 펫북에서 https://www.facebook.com/minkyul1?fref=nf>