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도네시아 파푸아에서

Compartmentalization…
참말로 단어도 길다. ㅋ
최근 새로 나온 심리학 용어인데, 우리 뇌속에서 자연스레 구획(compartment)을 나눠서 각각 기억을 따로 저장한단 얘기다.
말하자면 이방에서의 일이 저쪽방에 가서 기억이 안난다고 건망증이니 뭐니 걱정할 필요가 없고, 다시 이방으로 돌아오면 그 기억이 되살아 난다는 것이다. 우리가 흔히 저쪽방에 뭘 가지러 갔다가 뭘 가지러 왔는지 기억이 안나서 그냥 돌아오면 다시 기억이 나곤 했던 현상을 말하는 것.
읽는 순간부터 이 이론은 참 많은 선교사들에게 위로가 되겠단 생각아 들었다. 한국에 있음 파푸아에서 필요한게 뭐였는지 잘 기억이 안나고, 센타니에 있으면 왕그말로에 가져가야 할 물건이 뭐였는지 잘 기억이 안나는… 이런 비슷한 경험을 이 곳의 선교사님들이라면 누구나 겪고 있는 일이기 때문이다.
파푸아에 돌아온 지난 몇달간… 아무리 정상적이라 하지만… 그래도 다른 compartment에 분류되어 뇌세포속 깊은 곳 어딘가에 묻혔던 기억들이 하나씩 둘씩 되살아 나는데는 약간의 시간이 걸렸다. 특히 최근 돌아온 몇조각의 기억들은 안식년 전부터도 잊고 싶었던 것들도 있었고, 또 실제로 잊었었던 것들도 꽤 되는 것 같다.
고구마 캐듯 주렁주렁 매달려 나오는 기억들이 종종 내 마음을 괴롭게 했던 지난 두주간… 남편이 웍샵으로 바쁜 탓에 혼자 집에서 조용히 이일 저일을 하다보니 머릿속엔 그 많은 생각들로 가득해 지고 감정에까지 영향을 미치는 적도 있었다.
오늘 오후… 이런 얘기들을 다 들어주고, 그럴때 뭘하면 잊어지고 도움이 되냐고 물어주는… 게다가 담주에 함께하자 말해주는… 큰언니 같으면서 스스로 친구라 불러주시는 분이 계셔서 참 감사한 오늘 하루였다.
오늘 저녁 그분과 함께 내 곁에 앉아서 함께 내 이야기를 듣고 계셨던 그 분이 나를 찬양의 시간으로 인도하셨다. 감정에 대한, 잊고싶은 일들에 대한 가장 훌륭한 처방이었다.
최근에 카스에 가사를 올렸다가 글쓴이 이름을 적지 않아 내가 저런 훌륭한 글을 썼는 줄 오해 받았던 그 두곡의 찬양도 오늘 저녁 처방 약에 포함 되어 있었다. 이 약들은 앞으로도 계속 필요할 듯…^^ 찬양할 수 있음에 감사!^^
최2

최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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